월간 "전자공업" 3월호

▣ 앞과학기술의 현주소
일반인에게 낯선 나노·펨토부터, 최근에는 널리 일반화된 기가, 어린아이도 모두 아는 센티와 미터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는 모두 계량단위에 사용되는 단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단위 접두어를 보면 과학기술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이 다루는 영역이 아주 크거나 작은 세계로 확장되면서 이를 표현할 방법이 요구돼 새로운 접두어가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0.01g이나 100g의 경우는 그나마 표기가 쉽지만 이보다 크거나 작은 수치인 경우에는 표기가 복잡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크거나 작은 단위를 쉽게 표기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했는데,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센티(c)나 밀리(m) 같은 단위 접두어다.
처음에 접두어가 만들어졌을 때는 킬로(k 10의 3승), 헥토(h 10의 2승), 데가(da 10의 1승), 데시(d 10의 마이너스 1승), 센티(c 10의 마이너스 2승), 밀리(m 10의 마이너스 3승)만 존재했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밀리나 킬로로도 표현할 수 없는 영역이 자꾸 늘어나게 되자 과학자들은 새로운 접두어 만들어냈다.
1964년에 10의 마이너스 15승을 나타내는 펨토(f)와 마이너스 18승을 나타내는 아토(a)가 만들어지고, 1975년 다시 10의 15승을 나타내는 페타(P)와 10의 18승인 엑사(E)가 탄생했다.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단위는 1991년에 탄생한 10의 21승을 나타내는 제타, 10의 24승을 나타내는 요타, 10의 마이너스 21승인 젭토, 10의 마이너스 24승인 욕토다. 이는 모두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른 것이다. 인간이 0과 1사이에서 어디까지 세밀한 분야를 발견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어 접두어는 국제도량형국(BIPM) 국제도량형총회에서 결정한다. 보통 라틴어를 이용해서 만드는데 제타의 경우 7을 의미하는 셉터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됐다. 접두어는 10의 3승 단위로 올라가므로 10의 3승이 7번 거듭됐다는 의미에서 10의 21승을 표현하기 적당하다는 게 도량형 위원회의 의견이었다. 다만 셉터의 약자인 s가 이미 다른 단위에 사용되고 있으므로 혼동을 피하기 위해, 셉터를 약간 변형시켜 제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요타도 마찬가지로 만들었다. 라틴어 8을 의미하는 옥토에 y를 덧붙여 요타가 탄생된 것이다. 접두어는 특성상 쓰이는 분야가 거의 한정되어 있다. 기가나 테라의 경우 최근 정보통신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어마어마하게 큰 데이터 양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단어로 각광받고 있다.

▣ 펨토과학의 개념
시간의 단위를 나타내는 펨토는 소수점 이하의 0이 무려 14개다. 이는 1천조 분의 1이다. 요즘 널리 알려진 나노보다 6개나 많다. 펨토초, 펨토m이라고 하면 인간이 만들거나 측량할 수 있는 시간, 거리로서는 극한에 가까운 것이다. 일반인에게는 전혀 재미없는 과학상식 같은 이야기지만 과학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극히 세밀한 정밀도로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창조한다. 과거에는 물리·화학적 과정의 시간기록을 순전히 인식에 의존했지만 20세기에 들어와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1초 이하의 단위를 측정하면서 과학기술은 조금 더 세밀하고 정밀한 기술을 발견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결국 레이저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10의 마이너스 10승의 정밀도 향상을 가져와 드디어 원자나 분자의 운동을 측정할 수 있는 펨토초 영역까지 이르렀다.
펨토초(femtosecond)는 시간의 단위다. 1펨토초는 1000조 분의 1초에 해당한다. 빛은 1초에 30만㎞를 진행하는데 이는 지구둘레 7바퀴 반을 돌 수 있는 거리다. 빛이 지구에서 달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불과 1.3초다. 일반적으로 머리카락 하나의 두께는 약 70㎛인데 100펨토초라고 하더라도 빛이 머리카락 두께의 반도 진행하지 못하는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전까지 실시간으로 물질 내 분자들이 형성되고 반응하면서 일어나는 원자들의 실제운동을 관측할 수 없었다. 화학결합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깨지고 형성되며 위치변화를 일으킨다. 물질 내에서의 원자 운동속도는 1㎞/sec 정도이므로 옹스트롬의 거리에서 원자영역의 동역학을 기록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약 100펨토초다. 결국 펨토초의 시간 분해능을 갖게 되면 물질이 평형상태에 이르기 전의 상태를 연구할 수 있고 원자나 분자의 진동·회전운동보다 빠른 상태에서의 물리·화학·생물학적 변화의 관측이 가능하다.
이러한 펨토과학은 극초단 레이저의 발달로 가능해졌다. 1960년대 초 레이저 펄스폭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나노초 시대가 열린 이후 60년대 중반에 펄스폭을 더욱 줄일 수 있는 모드 잠금기술이 개발돼 피코초 시대가 도래했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짧은 레이저 펄스폭은 4펨토초이며 1999년에 기네스북에 가장 짧은 펄스로 기록됐다. 한편 1985년과 1991년에 새로운 펄스증폭 기술이 개발돼 펨토초 영역의 극초단 레이저는 그 출력이 테라와트(1TW
=10의 12승W)급으로 증가되면서 펨토과학의 응용영역이 급속도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오스트리아 빈대학 페렌스 크라우츠 박사팀은 적외선 레이저로 아주 높은 주파수를 만들어 1. 8펨토초의 X선을 얻었다. 이 X선의 요철(펄스)의 숫자를 세어 펨토초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광학시계를 만들 수 있다. 그 정확도는 1천조(兆)년에 1초 정도 틀릴까 말까 하다. 이렇게 정밀한 시계가 나오면 원자나 전자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등 극한 순간 측정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적으로 표준시에 사용하고 있는 지금까지 인간이 만든 시계 중 가장 정확한 것으로 꼽히는 원자시계보다 일곱 배나 더 정밀한 것이다.

▣ 펨토화학 기술
펨토화학은 생화학적 작용과정에서 시작과 결과 사이에 존재하는 우리에게 보이지 않은 중간 생성물을 이 과정이 불과 1초 만에 일어난다 해도 이 1초를 아주 세밀하게 나눠 3200만분의 1로 확장하고 순간마다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다큐멘터리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과학기술이다. 이 같은 신비의 학문영역을 개척한 주인공은 1999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아흐메드 즈웨일 박사다. 아흐메드 즈웨일(Ahmed H. Zewali) 박사는 화학결합이 끊어지고 새로운 결합이 생성될 때 일어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느린 동작(slow motion)’으로 화학반응을 연구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이 발견은 펨토화학(femtochemistry)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탄생시켰다.
펨토화학은 초고속 레이저 섬광을 사용해 화학반응의 가장 깊숙한 내부 비밀을 조사하는 분야이다. 레이저 섬광은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것과 거의 같은 시간 차원, 즉 펨토초 수준에서 번쩍이는데, 1펨토초는 10-15초이다. 그래서 이 분야의 물리화학을 펨토화학이라 부른다. 펨토화학을 통해 인간은 이제 생명과정에서 반응경로의 맥을 추적해 갈 수 있게 됐다. 또 인체의 화학반응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됐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반응에서 원자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알게 됐으니 중간과정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1999년 스웨덴의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즈웨일 박사의 수상 이유에 대해 펨토화학은 화학반응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중요한 반응들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게 해주어 화학과 인접 과학분야에 혁명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노벨상위원회는 펨토화학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한 가지 목적이 화학반응의 결과를 제어하는 더 나은 방법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업적·상업적 제품을 만들어내는 많은 화학반응들에서는 불필요한 부산물까지 함께 생성되는데, 이는 곧 생산원가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부산물로부터 필요한 물질을 얻기 위해서는 별도의 분리과정을 거쳐야 한다. 펨토화학에서 얻은 지식은 결국 화학반응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특정 화학결합을 끊거나 끊어지지 않게 함으로써 정확하게 원하는 산물을 얻게 해줄 수 있다는 이론을 제기하고 있다.
즈웨일 박사는 전이상태와 중간 생성물이 대개 10∼100fs(펨토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지속되기 때문에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중간 과정의 그러한 사건들을 연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과학자들의 생각을 펨토초 분광학(femtosecond spectroscopy)이라는 방법을 통해 바꿔놓았다. 방법은 화학반응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같은 시간 차원인 수십 펨토초 동안만 지속되는 섬광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레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즈웨일 박사는 이 기술을 사용해 특수 사진기를 만들었는데, 노벨상위원회는 이것을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축구나 다른 스포츠 경기의 동작을 정지시키는 슬로모션 사진기에 비교했다.

1) 펨토초 레이저 이용기술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재료가공은 주로 미세한 구멍이나 절단 또는 특정물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으로서 나노테크놀로지에 해당하는 극도의 정밀가공이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작업이다. 펨토초 펄스를 이용하게 되면 빛의 흡수에 의하여 발생한 열이 주변으로 전달되기 전에 가공이 끝나게 되어 가공부의 주변에 어떠한 손상이나 구조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 펨토초 가공은 일반적인 다른 가공과는 달리 매질을 녹이는 것이 아니고 매질의 화학적 결합을 끊어내어 날려버리기 때문에(이러한 과정을 ablation 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가공에서 나타나는 열에 의한 매질의 변형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펄스폭이 극도로 짧은 반면 첨두출력은 아주 높아서 일반적으로는 투명한 매질일지라도 다광자흡수과정에 의하여 레이저광의 흡수가 일어나 가공이 가능하므로 매질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재료가공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첫째 효율적이며, 빠르고 국소적인 에너지가 주입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변형이 적고 레이저 융발(ablation) 문턱 에너지가 낮다는 점이다. 셋째는 기판에 열적, 기계적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초고정밀도의 미세구조 가공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의료분야에도 극초단 펄스 레이저를 이용하여 외과 수술(안과, 피부과, 치과)을 하게 되면 주위조직의 손상 없이 깨끗한 수술이 가능하여 미국의 국립 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 등에서는 펨토초 레이저 기술을 이용한 수술용 레이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의 재생, 수리 분야이다. 248nm나 193nm용 자외선 광식각(photolithography)에 사용되는 용융 실리카에 크롬이 입혀진 포토마스크(photomask)는 제조 가격도 비싸고 심지어 결함(defects)없이 제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경우도 있다. 이때 발생하는 일반적인 결함 중의 하나는 원하지 않는 장소에 과도한 흡수체(absorber)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를 제거할 경우에 조심해야 할 점은 아래층에 있는 용융 실리카나 주변 영역을 손상시키지 않고 높은 광 투과율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나노초 레이저나 집속된 이온빔을 이용해서는 이러한 요구조건을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100펨토초 정도의 극초단 펄스 레이저를 이용하면 포토마스크 위의 흡수체들을 제거할 수 있으며 이 흡수체들은 바로 플라즈마 상태로 변하게 되어 열을 발생시키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극초단 펄스 레이저의 공간분해능력은 회절한계에 근접할 정도로 아주 정밀하므로 마이크론 이하의 구조를 갖는 포토마스크의 수리에 적합하다.

2) IT분야의 펨토 기술응용
미국, 일본 등에서는 펨토초 레이저와 함께 III-V족 반도체 기술, 유기/폴리머 재료기술, 양자점(quantum dot), photonic bandgap 기술 등을 결합하여 현재보다 100배 이상 빠른 100 Terabit/s급의 차세대 정보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만 해도 기존의 전자기술의 속도 한계를 극복하고 다가오는 21세기의 고도 정보화 사회에 새로운 기술의 토대를 구축하며 새로운 초고속 전자기술을 개발하기 위하여 1995년부터 Femto Second Technology Research Association (FESTA)라는 조직을 설립하였다.
이 곳에서는 10년 간 펨토초 기술(femtosecond technology)이라는 산업과학기술 프론티어 프로그램을 수행하여 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기존의 전자기술의 속도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초고속 광전자 기반 기술을 확립하고 광자(photon)와 전자(electron)를 펨토초 영역에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에는 펨토초 광펄스 발생 및 전송기술, 펨토초 광펄스 조절 및 분배기술, 초고속 펄스 광전자기술 등이 있으며, 이들 기술을 토대로 하여 극초단 펄스 광원, 암호화(encoding) 소자, 스위칭 소자 등을 개발하고 있다.

3) 초고강도 레이저를 이용한 레이저-플라즈마 상호작용
최근의 극초단 펄스 레이저 기술의 발전으로 수 테라와트급의 펨토초 레이저 발생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이 레이저광을 이용하면 1020 W/㎠이상의 출력강도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초고출력의 전기장 하에서는 많은 새로운 물리현상들이 예측·관측되고 있다.
우선, 레이저 출력이 1014-1015 W/㎠를 초과하게 되면 레이저-원자 상호작용이 급격하게 변하게 된다. 원자의 바깥 껍질에 위치한 전자들에게는 레이저광의 전기장이 원자핵의 전기장보다 크게 된다. 그러므로 이 레이저 출력영역에서는 플라즈마 내에서와 중성가스 내에서의 레이저-펄스 동역학 사이의 특별한 차이를 관측하기 어렵다. 반면에 원자의 여기과정이나 이온화 과정은 낮은 에너지에 비하여 많은 차이가 있으며 입사된 레이저 주파수의 고차 조화파(150차수까지)가 수반되어 발생된다.
다음으로, 레이저 출력강도가 1016-1017 W/㎠ 영역에 이르게 되면 Langmuir 플라즈마 파동의 여기(excitation)가 점점 중요하게 되며 결국 플라즈마를 통과하는 레이저 펄스의 전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경우 레이저 광의 상대론적 자체유도(self-guiding)와 자체 공명 변조뿐만 아니라 플라즈마 채널이 수반되는 등 레이저 펄스는 완전히 비선형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 결과로 100 GV/m라는 어마어마한 종방향의 전기장이 형성된다.
레이저 출력이 1019 W/㎠에까지 이르게 되면 레이저 전자기장 내에서의 전자들의 떨림속도가 상대론적으로 변하게 된다. 플라즈마 주파수의 로렌쯔 이동 때문에 레이저 펄스는 아주 밀도가 높은 플라즈마 내에서도 진행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에 수 메가 가우스의 준안정 자기장을 자체적으로 생성시키게 된다.
이 레이저 출력강도에서는 3 gigabar가 넘는 광압(radiation pressure)이 발생하고 이 압력으로 레이저광은 플라즈마 내에 구멍을 뚫어내게 된다.
이러한 초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하면 이제껏 어떠한 방법으로도 얻지 못하였던 엄청난 전자기장과 압력, 온도를 얻을 수 있어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영역의 물리현상을 연구 조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레이저 explosion에 의하여 생성된 플라즈마가 지구 자기장 내에서 어떻게 거동하는지를 조사함으로써 우주 폭발에 대한 모델을 수립하는 연구와 같은 천체물리(astrophysics) 연구를 실험실에서 수행할 수도 있게 된다.
또한 초강력레이저와 플라즈마의 상호작용 연구는 플라즈마 파동에 의한 입자가속, 관성핵융합 연구, nano 스케일 홀로그래피용 X-선원 개발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영역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수많은 연구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연구를 위하여 운영 중인 테라와트 레이저 시설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4) 소형 X-ray 레이저 개발
물리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레이저를 이용한 X-ray 빔 발생 원리를 제안해 왔다. 레이저 펄스가 표적물질을 때리게 되면 표적 물질원자로부터 전자들을 떼어내게 되며, 이렇게 형성된 플라즈마 속의 이온들은 더욱 높은 에너지 준위로 천이하게 된다. 각각의 이온들이 높은 에너지 준위로부터 낮은 에너지 준위로 다시 떨어지게 될 때 빛을 방출하게 되며, 이때 이 빛들이 모두 같은 파장을 가지며 레이저처럼 단계적으로 증폭된다면 이것이 바로 X-ray 레이저 빔인 것이다.
최초의 X-ray 빔은 1984년에 미국의 국립 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의 Matthews 등과 프린스턴 플라즈마 물리연구소의 Suckewer 등에 의하여 발생되었다. 그 이후 소형 X-ray 레이저 기술개발이 계속되어 왔으며, 현재는 소위 모세관 방전 기술을 이용하면 46.9nm의 X-ray 레이저빔을 실험실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 또한 팔라듐이나 티타늄을 이용하여 14.7nm의 X-ray 레이저를 발생시킨 보고도 있다. 연 X-ray는 고에너지밀도의 이온화된 플라즈마를 진단하고 영상화하는 데 이상적이다. X-ray 레이저를 이용한 기초연구는 수많은 물질들의 상태방정식을 정확하게 규명해내는 진단 수단으로도 사용되며(이는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새로운 또는 기존 물질의 결정구조를 규명하는 등 재료과학분야에서도 많은 응용연구가 가능하다.

5) 레이저 가속기 연구
레이저 가속기는 현재 차세대 입자가속기로 인식되고 있다. 기존의 가속기는 전기적 절연파괴(electrical breakdown) 등의 문제로 100 MeV/m의 가속 기울기밖에 낼 수 없는데 반하여 레이저 가속기는 이미 실험적으로 이보다 1000배나 큰 100 GeV/m의 가속 기울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물론 아직 이러한 가속 기울기를 낼 수 있는 유효 거리가 짧은 단점은 극복되어야 하겠지만, 기존의 대형 가속기 시설 대신에 일반 레이저 실험실 내에서 GeV급 이상의 에너지를 갖는 가속된 입자를 이용한 실험들이 이루어질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