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전자공업" 12월호

수출보험보상사례

수출계약 체결전에 해외수입자 신용조사를

Ⅰ. 머리말

이번달에는 무신용장방식의 수출거래를 수출보험에 부보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해외수입자에 대한 신용조사에 대하여 소개한다. 통상 선진국 상인들은 거래를 하기 전에 거래상대방에 대한 신용조사를 실시, 상대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일정한도를 정하여 거래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용조사에 근거한 상거래가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객관적인 신용보다는 의리나 안면, 또는 담보중심의 거래를 중시하는 상관행 때문이 아닌가 한다.
문제는 국내거래와는 달리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든 해외수입자와 거래할 경우에는 국내에서와 같은 상관행을 적용해서는 대금지급의 확실성을 담보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신용장거래는 개설은행이 지급확약을 하기 때문에 선적서류만 확실하게 구비한다면 대금회수에 큰 문제가 없지만, D/A나 D/P같은 외상조건거래의 경우에는 수입자가 제대로 물품대금을 결제할 능력을 갖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모든 수출자가 수출에 앞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런 이유로 수출거래에 있어서는 해외수입자에 대한 신용조사가 필요한 것이다. 수출보험공사에서는 무신용장거래의 경우에는 수출보험지원을 하기 전에 반드시 수입자에 대한 신용조사를 실시하고, 수입자의 신용도에 따라 보험에 들 수 있는 금액한도를 설정하여 그 범위내에서 보험지원을 실시한다. 꼭 수출보험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수입자와 처음 거래를 하거나, 수입자의 능력에 비해 과다한 금액의 계약을 요구하는 경우, 결제기간이 장기인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수입자신용조사를 실시하여 수출계약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추후 발생할 지도 모르는 대금미회수 손실을 극소화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Ⅱ. 수입자 신용조사법

가. 정의

수입자신용조사는 해외수입자의 재무상태, 경영성과 등 재무적인 요인들과, 결제관행, 업계에서의 평판 등 비재무적 요인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수입자의 신용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나. 목적

수입자신용조사를 하는 목적은 수입자의 신용도를 파악하여 수출보험인수의 참고자료로 활용코자 하는 것이다. 수출보험은 지원조건으로 담보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수입자의 신용도에 따라 보험에 들 수 있는 금액한도를 설정하게 되며 수입자의 신용도가 극히 불량한 경우에는 선량한 수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수출보험부보를 거절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수출자가 비록 보험이용을 못하더라도 위험도가 큰 수입자와의 거래를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더 큰 손실을 피할 수 있도록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다. 수입자 신용조사방법

수입자 신용조사는 해외신용조사기관을 통한 조사방법이 가장 많이 이용되며 그 외에 수출보험공사 해외사무소, 재외공관 및 KOTRA 등 관계기관을 통한 조사, 기타 공신력 있는 간행물에 의한 조사가 있다. 여기서는 많이 이용되는 방법인 해외신용조사기관을 통한 수입자 신용조사방법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해외신용조사기관을 통한 조사
외환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미국의 MOODY'S라는 국가신용도평가기관이 있다. MOODY'S가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국가의 대외신용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이 기관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이 MOODY'S의 모기업이 바로 전세계 수백만개 민간 및 공기업의 신용조사와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세계최대의 신용조사기관 D&B이다.
수출보험공사는 '98년 현재 D&B를 비롯 전세계 33개국 45개 신용조사기관과 업무제휴를 맺고 해외수입자에 대한 신용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공사는 전세계 수출보험기관의 연맹체인 Berne Union 회원기관의 추천내역을 참고하여 각국 신용조사기관의 보고서 회신속도, 보고서의 질, 해당조사기관의 신뢰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제휴대상 신용조사기관을 선정한다.

신용조사 의뢰방법
해외신용조사기관에 신용조사를 의뢰하고 보고서를 접수하는 것은 주로 FAX를 이용한다. 기관에 따라서는 각국 기업에 대한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여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온라인을 이용하여 신속하게 자료를 입수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용이 충실한 최근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수입자 소재국가의 신용조사기관에 의뢰를 한 후 조사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FAX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추천할 만하다. 신용조사에 걸리는 시간은 지역별, 국가별, 수입자의 사업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통상 2주에서 1달 정도 소요되며, 통상 건당 10만 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라. 수입자 신용평가

수출보험을 이용하고자 하는 수출자는 먼저 수출보험공사 상사조사부내에 있는 수출신용정보센터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회원가입을 한 후에 거래를 원하는 수입자에 대한 신용조사를 의뢰하면 된다. 회원가입과 수입자 신용조사에 따르는 비용은 없으며, 가입신청서와 신용조사의뢰서를 각각 작성하여 FAX로 요청하면 된다.
상사조사부에서는 신용조사 의뢰신청을 받으면 수입자소재국 신용조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하여 신용조사 보고서를 입수하고 수입자 신용평가를 실시하여 신용도에 따라 A,B,C,D,E,F,G,R로 등급을 매긴다. 수입자등급은 수출자에게 통보되며 인수한도 설정, 보험료율 결정에 반영한다. G,R급에 해당하는 수입자는 신용상태가 매우 불량한 수입자로서 거래를 하는 데 있어 주의를 하여야 한다.
수입자 등급평가는 공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등급평가기준표에 따라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나 신용상태가 명백히 나쁜 것으로 판단되는 수입자에 대해서는 평가기준표에 의한 등급평가를 생략하고 특례평가를 하게 된다.
수입자 신용등급의 유효기간은 최근 평가일로부터 1년이다. 다만 재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경우에는 1년 6개월까지이다.

Ⅲ. 수출자 신용조사

가. 목적

수출자 신용조사도 수출보험 부보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수출자 신용조사는 통상의 무역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반 위험 중에서 수출자의 귀책으로 인한 클레임발생 가능성에 대비하여 수출자의 수출계약 이행능력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다. 수출자 신용조사를 통해 수출자의 능력에 맞게 수출보험 인수금액을 조정함으로써 수출자가 수출보험만 믿고 능력에 비해 무리한 수출계약을 맺는 것을 방지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나. 수출자 신용조사 자료

수출자 신용조사는 수출보험공사 상사조사부에서 실시한다. 수출보험부보를 원하는 수출자는 신용조사를 의뢰해야 하는데 신용조사에 필요한 자료는 수출자가 직접 제출해야 한다. 필요서류는 다음과 같다.
- 수출자 신용조사 의뢰서
- 사업자 등록증 사보
- 최근 3년간 공인회계사 감사보고서
(외부감사대상기업이 아닌 경우에는 세무서확인 대차대조표 및 손익계산서)

다. 수출자 신용등급 평가

불량수출자 정보조회
수출자 신용평가를 실시하기에 앞서 전국은행연합회의 신용불량정보를 조회하여 해당 수출자의 불량거래 사실이 확인되면 수출자 등급평가를 하지 않고 G, R급으로 특례평가하게 된다. G, R급으로 평가되면 수출보험 인수가 제한을 받기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등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신용불량정보에는 주의거래처, 황색거래처, 금융부실거래처가 있다.

등급평가
수출자 등급평가는 공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 모델인 수출자 등급기준표에 의하여 평가항목별로 점수를 부여하는 체크리스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신용등급은 점수에 따라 A, B, C, D, E, F, G, R 급으로 구분되며 수출자 신용등급의 유효기간은 최근 평가일로부터 1년이다.

Ⅳ. 수출보험보상사례

1. 사고경위

수출자 S사는 수출에 따르는 대금미회수 위험을 회피하고 수출환어음의 원활한 매입을 위하여 수출보험공사의 선적후 수출신용보증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97년 11월 수출자는 미국의 T사에 물품을 D/A 90일 외상조건으로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수입자 신용조사를 수출보험공사에 의뢰하였다. 수입자에 대한 신용조사결과 보험공사는 동 수입자와의 거래에 대해서는 미화 20만 달러 한도까지 수출자가 은행에 매입시킨 환어음 대금에 대하여 보증을 서주기로 하였다. 이에 수출자는 '97년 12월 미화 12만 달러 어치의 물품을 T사 앞으로 적기에 선적하였다. 수출자는 물품선적후 화환어음을 발행하여 거래은행에 매입의뢰하였으며, 동 은행은 매입사실을 공사에 통보함으로써 수출신용보증관계가 성립하였다.
그후 매입은행은 미국의 추심은행 앞으로 동 어음을 추심의뢰하여 수입자가 동어음을 인수하였거나 인수통지서를 추심은행으로부터 접수하였다. 그러나 만기일에 이르러 수출자가 제품 생산을 중단함에 따른 수출입자간의 채권, 채무관계 정산문제로 수입자가 물품대금을 결제치 않자 매입은행은 '98년 4월 보험공사에 손실발생을 통지하고 대위변제청구를 요청하였다.

2. 사고조사

수출자는 설립된 지 10년 된 종업원 30여 명의 중소기업으로서 한때 연간 수출액이 미화 백만 달러에 달한 적도 있었으나 국내외 경기부진으로 매출이 격감하면서 과다한 은행부채를 감당하지 못하여 현재 연체대출금으로 은행연합회의 황색거래처로 등록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수입자는 종업원 50여 명, 매출액 2천만 달러 규모의 건실한 업체로서 수입자의 직원이 수출자 공장에 상주하면서 기술지도를 하고 수입자와의 연락을 담당하는 등 매우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자의 대금미결제사유를 조사해 본 결과 수출자의 자금악화로 수출자의 생산능력이 감소하자 수입자는 생산자금을 대출해주는 등 수출자를 돕기 위해 적극 노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자가 과다한 금융비용 부담으로 회사를 정리하기로 결정하자 수출자와의 채권, 채무관계를 정산하기로 하고 수입자가 수출자에게서 받아야 할 대출금 10만 달러를 본건 수출대금 12만 달러에서 차감하기로 수출자와 합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차액 2만 달러는 추심은행을 통하여 결제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3. 보상판정

사고조사 결과 보증계약자인 매입은행이 행한 화환어음의 매입절차, 매입사실의 통지 및 손실발생통지 등 제반절차 이행과정에서 약관 등 관련규정을 위반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수출자는 계약조건대로 수출이행을 하였으며, 수입자로부터 계약조건의 위반이나 품질불량 등을 이유로 클레임을 제기받은 사실이 없다는 점으로 보아 본건 상품수출과 관련된 화물상의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나 본 사고는 수출자의 수입자에 대한 채무를 수출대금에서 상계하기로 하여 발생한 수출자 귀책에 따른 사고이므로 수출자가 최종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판정되었다. 이에 따라 공사는 매입은행이 대위변제청구한 금액중 차액정산분 2만 달러를 제외한 10만 달러에 해당하는 원화금액을 대위변제금으로 지급하고 수출자에 대해서는 동금액에 대해 구상에 응할 것을 통보하였다.

Ⅴ. 결론

신용조사는 해외거래에서 발생하는 대금미회수의 불확실성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신용조사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신용조사 결과 수입자의 능력에 맞는 거래한도를 설정하여 거래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효익은 매우 크다. 단 한번의 대금미결제 사고로 회사의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생겨 도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신용조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소수출기업이 해외신용조사기관과 일일이 접촉하여 비용을 지출해 가면서 거래하는 수입자에 대한 신용조사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수출보험을 이용한다면 대금미회수 위험을 담보할 수도 있고 수입자 신용조사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한국수출보험공사 홍보역 백승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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