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전자공업" 12월호

기 업 탐 방

우진전자통신(주)

독점적 기술로 IMF를 뚫는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벤처기업 육성·발굴 차원에서 지난 11월 벤처기업 전국대회를 개최하였다. TDX교환기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등 국산 전자교환기 기술발전에 공로를 인정받은 우진전자통신(주)는 이 대회에서 벤처기업대상 산업자원부장관표창을 수상했다.
국내 가입자선로장치 분야의 독점적 기술을 가지고 있는 우진전자통신(주)를 이번호 기업탐방코너에서 만나본다.

우진전자통신(주)는 컴퓨터 관련기기 중개업을 하던 재미사업가 김우진 현 우진전자통신(주) 회장이 1986년 설립한 회사이다. 미국에서 컴퓨터 디스켓이나 디스켓 드라이브 유통업을 하던 그는 컴퓨터 붐이 세계적으로 불어닥칠 것을 예감하고 사업을 국내로 확장하게 된다. 당시에 수입부품을 주문하면 일주일 정도가 걸리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다행히 김우진 회장은 미국의 사업도 계속 운영하고 있었던 터라 물량을 수배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주문한 제품을 48시간 안에 조달해주는 획기적인 서비스는 곧 소문으로 이어져 그 업계에서 꽤 유명인사가 되었다.
전자부품을 수입해서 국내 업체에 공급하던 김우진 회장은 제조업으로 Business의 방향을 돌려 통신기기 및 System관련 제품을 직접 제조코자 우진전자통신(주)를 설립하였다.
이렇게 출발한 우진전자통신(주)은 전량수입에 의존하던 전전자 교환기 시스템의 가입자 및 중계선로 시험에 필요한 전문시험장치 모듈 국산화를 계기로 통신품질분야의 첨단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또 지난 90년 초부터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여 음성무선호출기, 산업용 무전기를 생산하는 정보통신 전문기업으로 사업다각화에 성공하게 된다.
우진전자통신의 최종 목표는 종합정보통신기업으로 오는 2000년까지 정보통신 부문 매출 2천 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유·무선분야를 망라한 최신기술로 승부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전화국 통신교환기는 모두 수입제품을 사용했다. 여기에 드는 비용만도 천문학적인 숫자였다. 한국통신은 전전자교환기를 자체 개발하고자 전자통신연구소에서 개발금을 참여시켜 삼성, 한화, 대우, LG등 국내 대기업들과 국내 전자교환기 개발에 착수했다. 이때 중소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기술력을 입증받아 우진전자통신(주)가 참여할 수 있었고 이때 개발된 것이 TDX교환기, 교환기의 국산화를 이룬 TDX는 TDX100이 나올 정도로 정착돼 있다.
이후 우진전자통신(주)에 대한 한국통신의 신뢰는 거의 절대적인 입지에 설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우진전자통신(주)는 교환기 일부분인 시험장치부분을 개발해 납품하고 있으며, 97년 초에는 광대역 초고속교환기(ATM용 단말장치인 ATM gate 및 ATM Cell 시험장치(ACTA)도 개발했다.
우진전자통신(주)의 가입자 선로시험장치, 중계선시험장치, ISDN 가입자 선로시험장치 등은 각 교환시스템 및 전송시스템의 개발시스템의 개발시점부터 단독으로 시스템에 적용 개발하였기 때문에 시장점유율 100%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우진이 생산하고 있는 품목은 다양하다. TDX 시리즈(TDX1B, 10, 10A, 100)용 가입자 및 중계선 시험장치 FLC-A, B, C, D용 아날로그 및 디지털 시험장치, WLL, VMS용 SCSI Control 유니트 및 Fast Ethernet 100Mbps 정합 유니트, 국내 ATM 교환기용 단말장치 및 시험장치, MTU, ISDN 용 수퍼모뎀, 900MHz 무선전화기, 생활용· 해양용 무전기, 고속호출기 등등.
이미 100Mbps 이상 속도의 단말장치 개발을 추진하는 등 멀티미디어시대에 부응, 유·무선을 망라한 최신기술로 승부를 걸고 있다.
최근 우진전자통신(주)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업무용 무전기 시장이다. 1백36MHz∼1백74MHz대역 초단파(VHF) 업무용 간이무선국 단말기를 개발, 무선통신 부문에 대한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음성무선호출기는 국내에서는 신속한 메시지 전달이 필요한 소방관 경찰관 같은 특수계층에만 납품하고 나머지는 전량 수출된다. 수출은 종합상사인 대우가 대행을 맡아 올초에 이미 독일에 4백만 달러를 수출한 바 있다.
또 900MHz 무선전화기는 현재 유럽시장에 이미 3만 대를 넘게 수출했다. 현재 8백만 불 어치를 벌어들인 무선전화기는 앞으로 연간 1천5백만 불 정도는 거둬들일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또 특화제품을 육성,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일환으로 미국시장을 겨냥해 생활무전기를 개발하여 미국시장을 공략한 결과 그 시장성을 입증받았다. 우진은 향후 단말기 분야에서 System분야에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개발비의 지원에 비례한 꾸준한 성장세 유지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에 위치한 우진전자통신(주)는 설립된 지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국통신에 독점으로 유선교환기 시험장치를 납품하고 있는 만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김우진 회장의 남다른 지원에 힘입어 우진전자통신(주)는 95년, 광가입자 시스템용 전송품질 측정장치를 개발한 데 이어 96년에는 기술개발 시범기업, 우량중소기업체 등으로 선정되는 일련의 성장 궤도를 밟아오고 있다.
'93년 정부 주도의 ATM교환기 개발사업으로 선정된 이래 국내 처음으로 음성 무선호출 시스템을 개발해 기술을 과시했으며 94년에는 선박용 무전기 등을 속속 개발해냄으로써 통상산업부가 지정하는 첨단산업체로도 선정되었다.
라이프사이클이 유독 짧은 전자통신분야에서 신제품 출시 주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우진의 연구소는 불이 꺼질 틈이 없다. 현재 우진의 연구인력은 총인원 175명 중 60명으로 정확히 41%를 차지하고 있다. 정보통신 업계는 R&D분야의 투자가 절대적이기도 하지만 40% 이상의 연구인력을 확보한 업체가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우진전자통신(주)의 성장이 투자에 비례하는 것임을 엿볼 수 있는 수치다.
현재 우진전자통신(주)는 그룹체제를 이루고 있으며 5개의 사업군으로 독립되어 있다. 우진은 핵심사업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창업자인 김우진 씨가 그룹회장으로, 우진전자통신(주) 사장은 전문경영인 박하구 사장이 맡고 있다. 중소기업이라지만 대그룹의 체제를 갖춘 것은 효율적인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21세기 종합정보통신기업을 꿈꾸는 우량 중소기업으로 매년 괄목할 만한 속도로 매출액을 증대시켜온 우진전자통신(주)은 87년 1억 원이던 매출액이, 그리고 95년에는 80억 원으로 급성장하더니 지난해에는 2백50억 원이라는 폭발적인 매출신장세를 기록했다.

좋은 물건을 '적기에' 공급한다는 철칙으로

지난 5월, 김우진 회장은 IMF라는 특수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한국통신 서울 본부장 출신인 전문경영인 박하구 사장이 우진전자통신(주)의 사장으로 취임했고 임원진도 전체적으로 교체하는 등 혁신적인 조직개편을 꾀했다.
박하구 사장은 회사를 경영함에 있어서 투명경영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오랜 공직생활 속에서 습득한 '원칙'에 입각한 철저한 경영방식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우진전자통신(주)는 생산방식에 있어서 단순조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단일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실명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그룹체제하에 모든 사안은 철저히 팀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품질관리, 시장평가, 연구실험 등등 이같은 사안이 팀장 전권하에 결정되고 있다.
박하구 사장은 영업, 개발인력은 어려울 때일수록 오히려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는 공격적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되 경비는 최소화하며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자신의 경영소신임을 밝히고 있다.
"한정된 자금으로 국제적으로 수요가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식견을 넓힐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여 바이어들에게 회사의 지명도를 인식시켜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지요."
박하구 사장은 "값싼 물건을, 좋게 만들어, 적기에 공급해 주어야 한다"를 마케팅 전략으로 삼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기에' 공급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관건이기 때문이다.

IMF시대에 맞는 매출구조, 수출 400% 신장세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내수보다 수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 250억 원 가운데 50억에 해당하는 무선수출분야가 올해는 200억 원으로 증가한 반면 지난해 매출 200억 원을 기록했던 유선분야가 50억 원으로 감소하였다. 수출이 400% 증가한 데에는 IMF 이전에 수출활로를 닦아놓은 것이 주효했다. IMF를 계기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무선 분야 수출을 안정궤도로 올려 놓는 것이 우진전자통신(주)의 99년 계획이다.
12월에는 무역의 날 기념 '수출 1000만 불 탑'을 수상과 함께 경영주인 김우진 회장이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하게 된다. 98년 정보통신의 날 기념 우수정보통신기업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데 연이은 것이라 우진전자통신(주)는 한껏 축제의 분위기다. 그 어렵다고 하는 IMF기간 동안 이래저래 격려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동안에 쌓아온 기술력덕분이리라.
국내 시장점유율 100%에 육박하는 독점적 기술로 교환기 시장은 물론 무선통신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우진전자통신(주)에 우리 정보통신의 미래를 맡겨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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